버추얼랩의 ‘머터리얼스 스퀘어(Materials Square)’
화학 전공자라면 누구나 쉽게 사용 가능
에너지 효율은 반도체 분야를 비롯한 모든 산업의 화두다. 소재에 관한 제조업계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관심도 결국은 더 나은 에너지 효율 달성을 목표로 한다. ‘꿈의 소재’, ‘산업의 획기적 변화’, ‘미래 기술 실현’ 등 소재를 바라보는 시각은 날로 기대를 더한다.
그러나 소재 연구개발 과정은 아직까지 비효율적이다. 수많은 경우의 수들을 각각 실제 실험으로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타이밍과 합을 맞추기 어렵게 한다. 그래서 버추얼랩은 소재 연구 공간을 실험실이 아닌 ‘웹 클라우드’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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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연구개발 비용·시간 최대 98% 절감
버추얼랩의 소재 웹 시뮬레이션 플랫폼 ‘머터리얼스 스퀘어(Materials Square)’는 말 그대로 가상 공간에서 소재 연구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웹 서비스다. 특정 조건과 상황에서 화학 원소들이 어떻게 결합하고 변화하는지 알 수 있다. 화학적 결합에 따른 아니라 원한다면 화학 변화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클라우드 형태로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온라인으로 접속해 바로 사용 가능하다.
이민호 버추얼랩 대표는 “모든 경우의 수들을 1차적으로 필터링할 수 있어 소재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역학 이론 등 기초 이론상 화학적 결합이 불가능한 경우를 사전에 파악하는 등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전통적인 화학 연구개발은 보통 하나의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수차례 실험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하나의 소재 연구개발에만 수개월이 소요되고 인력과 실험 장비 등 비용이 막대하게 투입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머터리얼스 스퀘어를 활용하면 실제 실험으로만 연구를 진행할 때 대비 비용·시간을 최대 98%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실제 상전이 메모리의 저전력 스위칭을 위한 소재를 개발하던 국내 한 연구진은 머터리얼스 스퀘어를 통해 29개의 후보 물질을 단 4개로 압축했다. 버추얼랩 측은 실제 실험으로만 연구를 진행한다면 6개월 가량이 소요되지만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이틀 만에 검증을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비 구입, 인건비 등을 포함하는 연구개발 비용도 최대 1억2000만원 대에서 250만원 수준까지 대폭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학 분야 연구개발 진입 장벽 낮추는 것이 목표”
버추얼랩은 머터리얼스 스퀘어가 다른 무엇보다 소재 연구개발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해당 플랫폼은 IT 지식이 전혀 없는 화학 전공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대표는 “화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별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버추얼랩 구성원들이 신소재 및 물리학 분야 박사급 인력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민호 대표 또한 신소재 분야 연구 이력과 슈퍼컴퓨터 업체 엔지니어 경력을 두루 가지고 있다. 소재 연구 ‘맞춤형 플랫폼’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버추얼랩은 플랫폼 개발 시 사전에 해당 분야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화학적 이슈들을 점검하고 이를 플랫폼 인터페이스에 반영한다. 화학 시뮬레이션에 범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나 특정 분야 맞춤형 설정 사항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버추얼랩은 이를 ‘테마형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웹 플랫폼이 익숙지 않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는 별도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버추얼랩의 온라인 교육 서비스 ‘맷스큐 에듀(MatSQ Edu)’는 한 화면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청하며 동시에 머티리얼 스퀘어를 통한 실습이 가능하다. 버추얼랩은 교육 서비스 관련 “시뮬레이션에 대한 교과서 개념”이라며 “특히 학생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최대 투자사가 선택한 업체
버추얼랩은 최근 전세계 최대 벤처 투자사인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 PnP)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페이팔, 우버 등 테크 분야 양질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투자사라는 점에서 버추얼랩 또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중이다. 플러그앤플레이 측은 지난해 9월 글로벌 네트워킹 플랫폼을 통해 버추얼랩에 처음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머티리얼 스퀘어 사용자 중 70% 이상이 해외 사용자다. 화학 및 소재 분야 연구진들이 해당 플랫폼을 가장 활발하게 활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호 대표는 “아직까지 국내 업체 사용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국내 소부장 업체들에게 유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종적으로는 제약 분야까지 웹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사 작성 : KIPOST 송정은 기자 sje@kipost.net